사람에 관한 접미어

02. 사람: 사람과 귀신 영혼 鬼 神 靈 魂

Chiron 21 2024. 12. 2. 10:12

05. 설명하기 어려운 귀(鬼)와 신(神) 영(靈) 혼(魂)

 

마음과 정신, 혼백, 영혼, 귀신, 넋 등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들이다. 그것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선 개념들이기 때문이다. 너무 추상적인 데다 그 의미는 복합적이기도 해서 말하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오해가 많이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말 속에는 이와 관련된 한자어들이 많은 일상어 속에 녹아 있다. 이제 그 글자들의 접미어 활용을 통해 각각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 지를 살펴보자. (마음에 대해서는 05-1 ‘심(心) 력(力) 기(氣) 참조)

사람들은 대체로 ‘마음’을 얘기할 때는 가슴을 가리키고, 정신을 얘기할 때는 머리를 가리킨다. 영혼은 또 어디에 있는 것일까. 영어로 찾아봐도 마음과 정신은 mind heart spirit 정도를 혼용하여 구분이 명확치 않다. 그나마 soul만은 개념이 좀 분명하게 확립된 편이다.

한자어에서 일반적으로 귀신(鬼神)은 인간의 존재 밖에 존재하는 영적 존재고, 영혼(靈魂)은 한 인간의 내부에 존재하는 영적 존재 개념으로 이해된다. 귀(鬼)와 신(神), 영(靈)과 혼(魂)이란 글자를 독립적으로 떼어낸 각각을 다른 말에 붙여 접미어로 사용한 어휘들이 많다.

 

○ 인간 밖의 외부적 존재 귀(鬼)와 신(神)

- (神) 정신(精神), 악신(惡神), 귀신(鬼神), 수호신(守護神), 물신(物神), 유일신

- 산신(山神), 지신(地神), 토신(土神), 재신(財神), 삼신(三神), 사신(死神), 접신, 터주신, 마신(魔神), 실신,

- (옛) 풍신(風神), 하신(河神), 해신(海神)

- (조어) 지름신, 걸신(乞神), 과학신, (승리의) 여신(女神), 조상신, (정의의) 여신 

- (접두어) 신령, 신기(神技), 신기(神奇), 신기(神氣 -끼), 신명(神明), 신묘,

- 신사(神祠), 신주(神主 모시듯), 신통, 신화, 신학(神學),

- 신선(神仙), 신성(神聖) 신정(神政)

- (鬼) 귀신, 악귀, 원귀. 마귀, 아귀(餓鬼), 잡귀 

- (조어) 음란마귀, 

 

○ 인간 정신의 내부적 존재 영(靈)과 혼(魂)

영(靈)은 ‘신령, 죽은 사람의 혼’ 등으로 정의되어 있으나, 반드시 죽은 사람의 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살고 죽음을 떠나 독립된 정신적 실체로 존재하는 무형의 기운을 의미할 때가 많다. 혼(魂)은 흔히 ‘넋’으로 풀이되나, 마음, 생각까지도 포괄하는 정신적 개체다. 영과 혼은 자주 함께 붙여 (靈魂 또는 魂靈) 하나의 어휘로 사용하며, 이 때에는 굳이 각각의 의미를 나타내기보다 하나의 의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된다.

- (靈=灵) 영혼, 성령, 신령, 생령(生靈=인간), 망령, 영령(英靈), 정령, 지박령,

- (魂) 영혼(혼령), 생혼(生魂), 고혼(孤魂)

- (활용) 투혼, 애국혼, 상혼(喪魂), 상혼(商魂),

 

 

*공자와 귀신

인간사에 모르는 게 없었던 공자(孔子)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깊이 설명하지 않았다. 

- 공자는 괴력난신에 대하여 가르치지 않았다. <논어> 술이(述而). ‘子不語怪力亂神’(자 불어 괴력난신)

- “살아서의 일도 다 알지 못하는데, 죽음의 일을 어찌 알겠느냐?” (未知生 焉知死)  <논어> 선진(先進)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