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은 사회공동체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구성원 전체가 지켜야 하는 행동 기준이다.
법의 목적은 무엇인가.
“당신의 신실한 영주이며 신들을 경외하는 나 함무라비가 정의를 이 땅에 세워 악한 자들과 사악한 자들을 없애고 약자들이 강자에 의해 상해를 입지 않도록, 태양신과 같이 사람들 위에 떠올라 국가를 밝히도록, 아누와 엔릴은 사람들을 잘 살게 하도록, 나의 이름을 불렀다.”
(함무라비 법전 서언, BC 1750년경)
고대의 돌기둥에 새겨진 성문법 함무라비 법전은 법이 이 땅에 정의를 바로 세우고, 악한 자들과 사악한 자들을 없애고, 약자들이 강자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선언하고 있다. 대체로, 법(法)은 정의와 약자 보호에 그 목표를 두고 있음을 표방한다.
4~5천년 전 고조선의 팔조법금(八條法禁), 요순시대의 육조(六條), 메소포타미아의 우르남무법전과 함무라비법전, 그리고 히타이트법전 등이 표방하는 바가 모두 그러하다. 또 법(法)의 권위는 신(神)의 정의와 지도자(왕王)의 권력에 근거하고 있다. BC1300년경(추정)의 율법인 모세의 십계(十戒)는 종교적 계율(1~4조)을 제외한 6개 조항이 역시 인간의 도리를 규정한 법률의 성격을 띠고 있다. 초기의 법은 매우 단순한 몇 개의 절대적 계율에서 시작했다.
사람을 죽이지 말라, 남의 것을(재산이나 아내나 노예를) 빼앗지 말라, 남을 다치게 하지 말라. 남을 해칠 목적으로 거짓 증언(誣告)하지 말라.... 그러나 여기에 갖가지 조건과 단서와 변명이 붙으면서 법은 점점 복잡해졌다.
민주주의가 일반화된 현대에 와서 법은 대개 사회적 합의로 제정된다. 많은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법조항도 매우 복잡하게 늘어났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자격시험을 통과한 사람만이 법을 다룰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대다수 나라에서 법은 사회적 관습과 종교나 윤리적 관념마저 능가하는 권력을 획득하고 있다.
‘법 만능의 시대’가 펼쳐지면서 '法의 역설'도 생겨났다. 법을 속일 수만 있으면 살인, 사기, 도둑질도 처벌을 모면하는 역설적인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반대로 법의 언어를 모르면 얼마든지 억울한 일을 당할 수도 있게 되었다. 법의 정신은 현란한 문법 아래 묻히고, 법을 재단하는 기교만 횡행하기 때문이다. 법의 망각되고, 법을 다루는 사람들의 손익계산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법을 다루는 사람들의 공정성과 정직만이 법이 지닌 본래의 정신을 보장할 수 있는 셈이다.
그들이 윤리를 잊었을 때, 법은 대체 인간을 위하여 무슨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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