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어는 최소한 2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어느 어족(語族)에도 속하지 않는 고유한 기원(한국어족)을 가지고 있다. 투르크-몽골-퉁구스족과 연결된 가상의 알아티語群에 속한다는 이론(알타이 가설)부터, 드라비다 또는 오스트로아시아 언어와의 연결이론, 기원전 2333년부터 있었던 고조선 시기로부터 독자적 어족으로 발전되었다는 가설까지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어느 것도 완벽하진 않다. 이 모든 가설들은 논쟁 중이나 모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으며, 실제로 한국말의 형성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어떤 주장이 맞든, 한국어만의 고유성과 우수성은 부정되지 않는다.
2. 세계적으로 어떤 고유 언어도 주변 문명의 문자나 특히 문화적 영향력이 큰 문자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경우는 없다.
긴 세월에 걸쳐 사용되고 변화되면서 한국어 가운데에도 주변 문화의 영향이 깊게 아로새겨 있다. 한국어에 영향을 준 대표적인 언어가 고대와 중세까지 중국어(漢語)-알타이어의 영향이며, 근세 이후에는 일본어, 영어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일부 어휘는 시베리아 언어나 동남아 언어(오스트로아시아)로부터 혼입되어 들어왔다는 연구가 있다.
(한글 어휘 가운데 한자어는 최대 60~70%, 순 한국말은 최대 30~35%, 일본어와 영어는 각각 5% 이하, 그리고 몽골어, 만주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등의 외국어 기원 어휘가 1% 이하로 들어있다.- 출처: 국어 어휘의 역사 等),
3. 역사적으로 특히 큰 영향력을 가졌던 문명들은 그만큼 주변 민족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실제로 몇몇 고대 문명의 영향은 긴 세월이 지나서도 다양한 언어들 속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 메소포타미아문명의 아카디안 언어, 이집트문명의 Hieratic, Demotic 언어들과 콥트언어, 인더스 밸리 문명의 드라비다어, 중국 황하문명의 한자어, 남미 마야문명과 잉카문명의 마야어와 퀴프어, 게르만족의 켈트언어 등의 문자와 어휘가 대표적이다. 산스크리트어, 고대중국어, 그리스어, 라틴어 등의 어휘나 관용구들은 현대 언어 속에서 대부분 변형된 형태로, 혹은 원형 그대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종교적 경전이나 기도문, 詩와 고전, 의학과 과학, 법률 종교 문학 등 분야의 고전에 남아있는 이들 고대로부터의 용어들은 해당 분야 학자와 성직자들의 전문성과 권위를 나타내는 유력한 증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4. 한국어 속에는 전문용어들 뿐 아니라 일상언어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은 한자어들이 포함되어 있다. 딱히 외래 언어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그 비중이 높은데, 학자들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지만 한국어 중 대략 60~70%의 어휘가 한자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는 1443년 훈민정음이 창제되기 전까지 한국인들은 우리 말을 담아낼 문자로서 한자나 한자에서 음을 차용한 이두, 구결 등을 썼기 때문에 한자어가 자연스럽게 우리 말에 녹아든 영향이다. 한국말의 역사는 수천년에 이르지만, 우리 문자인 한글이 사용된 지는 6백년이 채 안 된다. 그 이전 삼국형성기부터 최소 1천년 정도를 한자표기에 의존했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말 속에서 한자어의 지위는 (비록 한글로만 표기를 하더라도) 결코 가볍지 않다.
5. 우리말 속 한자어 공부는 (반드시 쓰기까지는 배우지 않더라도) 우리말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고대에 문자를 사용한 사람들은 주로 식자층이나 지배계층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자어의 이해와 활용은 상대적으로 보다 고급 언어, 교양있는 언어를 이해하거나 구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영어사용자 중에서도 지식층과 전문가 계층에서 라틴어 기원의 용어를 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 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전 문화와 문학을 이해하는 데서는 한자어 이해가 필수적이다.
6. 이 글은 주로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한자어, 그것도 접미사나 접두어로 사용되어 활용빈도가 높은 글자들을 해설, 소개하기 위해 작성하고 있다. 현대 한국어는 같은 말이면서도 변화가 상대적으로 느린 북한의 표준어와 소통이 점차 어려워질 정도로 변화가 급격하다. 1970년 공교육에서 한자 교육이 공식 폐지된 이후 한자에 대한 일반의 지식은 눈에 띄게 낮아졌으며, 게다가 평소 글을 읽고 쓰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국제 비교조사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한국 사람들이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문해력)은 더욱 낮아졌다. 이것은 국가와 민족의 문화적 쇠퇴를 가져오고 정신과 사상의 둔화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 한자어를 이해하거나 한문 읽고 쓰기를 '사대주의'와 연관짓는 것은 언어가 갖는 특성을 왜곡하고 그 중요성을 매도하는 단순성의 소치일 뿐이다.
7. 이 글은 우리 말을 좀 더 노련하고 격조있게 사용하고자 하는 한국어 사용자(한국인)들과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을 염두에 두고 작성되었다. 특히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어 사용자(외국인)들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에 비추어, 한국어를 일정 수준(기초)까지 터득한 뒤에 부딪치는 한자어 유래 한국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재의 필요성은 높다고 하겠다. '한글 속 한자어'를 따로 공부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를 통해 보다 전문적이고 격조 높은 한국어를 보다 쉽게 터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
筆者 識 (2024.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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