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弟子: 사부(師父), 사형(師兄), 사제(師弟)
아우를 가리키는 제(弟)는 제자(弟子)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제자(弟子)는 아우 제(弟)와 아들 자(子)가 합쳐진 말로 누구에게서 가르침을 받는 사람을 일컫는다. 아들이란 의미보다 아우라는 의미가 먼저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사이가 형과 아우 정도로 가까울 때, 서로 상대를 가리켜 사형(師兄)과 사제(師弟)로 부를 수 있다(중국 영화에서 자주 보는 광경이다). 사형과 사제 관계는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지만, 같은 세대, 항렬에 속하는 형제관계와 같다. 만일 둘 사이의 관계가 나이차가 많거나 도력의 차이가 많아 마치 부자(父子)관계처럼 간격에 거리가 있는 경우에는 사형이 아니라 사부(師父)라는 호칭을 쓴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에 해당하려면 이 정도 차이는 있어야 한다. 사부와 제자의 관계는 부자(父子)관계와 같기 때문에 보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사제(師弟)관계 보다는 사자(師子)관계라 부를 수 있다.
사제(師弟)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사형(師兄)에 대응하여 ‘가르침을 받는 아우’를 가리키는 말이고, 또 다르게는 ‘스승(師)과 제자(弟)’라는 말을 합친 말이기도 하다. 스승과 제자를 의미할 때는 그냥 ‘사제’라고 쓰기 보다는 사제지간(師弟之間) 또는 사제간(師弟間)으로 ‘사이’라는 뜻의 말을 합쳐 사용한다. 사제지간(師弟之間)은 사제(師弟)와 사자(師子)관계 모두를 포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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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형제(庶兄弟)와 적형제(嫡兄弟)
이것은 정말 옛날 말인데, 자식을 많이 낳는 것이 자랑이던 그 옛날에는 특히 아들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강했던지, 부인이 아들을 낳지 못할 때 (그 귀책사유가 남편과 부인 어느 쪽에 주로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를 큰 흠결로 여겼다. 이를 구실로 양반집 남자들이 기필코 아들을 얻겠다며 첩을 들이거나 씨받이 여인을 고용하는 것마저 정당한 권리로 통할 정도였다.
이런 관념적 폐습은 20세기 중반까지도 실재했다. 아들 만들 기술이 부족한? 남자들은 집에서 딸만 줄줄이 얻으면서 밖에서는 당당히 외간여자를 만나거나, 혹 본처를 내쫓는 것도 정당화되었다는(참고: 국어사전에서 ‘칠거지악七去之惡’을 참고하라).... 이게 조선시대는 물론이고 불과 오륙십년 전까지도 사회 일각에서 용인되던 관습이다. 나랏법이 일부일처만을 인정하는 것과 별개로, 민간에서는 공공연히 득남(得男)을 구실로 한 중혼이나 씨받이(혼외관계) 풍습이 용인되곤 했다.
어쨌든 남자의 중혼(重婚) 혹은 혼외(婚外) 관계에 의해 낳은 자식들도 그들끼리는 한 아버지에게서 나온 위계상 형제간이므로, 이에 대한 서로간의 호칭이 필요했다(한 집이나 이웃 사이로 어울려 사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여기 이 부분을 추가해두겠다.
적서(嫡庶)라는 말은 남자를 기준으로 본부인(정실正室, 정처正妻, 본처本妻)에서 얻은 자식과 후처(後妻, 측실側室) 또는 첩에게서 얻은 자식을 구분하는 말이다.
'적(嫡: 정실)’은 정실에게서 얻은 자식과 연관된 수식어고, 서(庶: 많다, 하찮다)는 후처나 첩에게서 얻은 자식과 연관된 수식어다. 서얼(庶孼)이라 하여, 서자(庶子)와 얼자(孽子)는 같은 말이다. 또 이들에게서 파생되는 새로운 관계들에 대하여는 ‘적(嫡)-’과 ‘서(庶)-’ 접두어로 붙여 지칭했다.
- 적자(嫡子) 본처에게서 얻은 자녀→ 적자녀(嫡子女)
- 적손(嫡孫) 적자에게서 얻은 적자
- 서자(庶子) 측실이나 첩, 또는 외간여자에게서 낳아온 자녀→ (庶子女)
- 얼자(孽子) 서자와 같은 말.
- 서얼(庶孼) 서자녀와 그들이 낳은 후손
- 적형(嫡兄) 나이가 위인 적자에 대한 어린 서자의 지칭. 호칭은 ‘형/형님’→ 적제(嫡弟)
- 서형(庶兄) 나이가 위인 서자에 대한 어린 적자의 지칭. 호칭은 ‘형/형님’→ 서제(庶弟)
- 적모(嫡母) 아버지의 본처에 대한 서자의 지칭, 호칭은 큰어머니/어머니
- 서모(庶母) 아버지의 후처에 대한 적자의 지칭. 호칭은 작은어머니/어머니
(*실제에서는 호칭까지 엄격하게 적서를 차별하여 부른 것은 아니고, 서로 직접 부를 때는 '형(형님)' '동생(아우)' 식으로 일반화해 불렀다. 아래 명칭들은 文語적으로 지칭이 그렇다는 것이다. 대개 적서간의 관계가 그리 살갑지만은 않은 것이어서, 직접 상대를 호칭하며 가까운 사이로 지내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만큼 많지 않을 것이다. '홍길동 傳'에 나오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오니-' 하는 구절은 바로 서얼인 길동이의 서글픔을 표현한 명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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