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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에 관한 접미어/관계에 관한 명칭들

07 관계의 원천 연(緣), 인연, 연줄

by Chiron 21 2025. 2. 19.

○관계의 원천 인연 연(緣)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가 있게 마련이다. input이 없는 output은 물리법칙에 맞지 않다. 이 원칙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 사고와 관계에서도 예외없이 적용된다.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다는 말이다. 이것이 인과(원인 인因+열매 과果)법칙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인과법칙에 따라 생겨나는 관계의 줄기를 연(緣)이라 한다(물론 이것은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 사이에도 존재한다). 어떤 작용을 하면 그에 대한 반응이 일어나고, 그 반응은 다시 새로운 관계에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그 결과를 원인으로 하는 또 다른 결과가 발생한다. 그 결과는 다시 새로운 원인이 된다. ‘원인→ 결과→ 원인→ 결과→ ’가 무한히 반복되는 것이다. 이것이 연기(緣起)의 기본 구조다.
하지만 꼭 그렇게만 될까? 새로운 원인은 처음의 원인과는 다르다. 그 결과 역시 처음에 나오는 결과와 같지 않다. A와 B, 단 두 개만의 요소만 작용하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다른 A가 끼어들기도 하고 다른 B가 끼어들기도 하며, 두 요소의 결합으로 생겨나는 C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 아니 우주의 역사는 늘 새로운 모양으로 진화해나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든 원인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기본구조는 변하지 않는다. 인간은 주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순수한 독립개체로 존재할 수가 없으며, 또 아무리 남에게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해도 주지 않을 수가 없다. 다만 그 영향의 크고 작음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사건의 인과 법칙을 잘 알면 미래도 내다볼 수 있다. 사람 사이의 인연 또한 그러하다. 누구에게든 부정적인 원인을 제공하면 서로에게 해가 되는 악연(惡緣)이 시작되고, 긍정적인 원인을 제공하면 서로에게 도움되는 가연(佳緣)이 시작된다(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자라난다). 악연과 가연은 서로 상반되는 말이다.

같은 집안사람이라는 관계에서 비롯되는 인연은 혈연, 같은 고향/ 같은 지역 사람이라는 관계에서 비롯되는 인연은 지연이며, 같은 학교를 다녀 생긴 동문의 관계는 학연이라 한다. 일상어 가운데 흔히 쓰는 ‘연줄’이라는 말은 바로 이러한 인연의 줄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 인연(因緣) 연분(緣分), 악연(惡緣), 가연(佳緣)
- 학연(學緣): 같은 학벌(동문수학)에 의해 생겨나는 인연,
- 지연(地緣): 같은 고향에 의해 생겨나는 인연,
- 혈연(血緣): 같은 핏줄(친인척 관계)에 의해 생겨나는 인연, 
 

- 사연(事緣) 연고(緣故) 연유(緣由), 결연(結緣)
- 연기(緣起, -論/ -說) 인연이 시작된 계기나 시작된 뿌리를 캐들어가는 질문과 이론. 또는 인연의 법칙을 묻는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