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 복(服)
사람이 입는 옷을 뜻하는 한자 접미어는 복(服)과 의(衣)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옷을 독립적인 단어로 표현할 때는 두 글자를 합하여 의복(衣服)이라고 부른다. 두 글자는 각각 옷을 뜻하는 것으로 의미가 같지만, 각기 접미어로 쓰일 때의 용례를 살펴보면 약간의 뉘앙스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의(衣)는 사람들이 입는 대중적인 옷들을 포괄하는 보편적 명칭이며, 복(服)은 주로 격식을 갖춘 의복을 지칭하는 단어에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옷의 역사는 길기 때문에 밥/국/집의 경우와 같이 일찍부터 저고리/바지/치마와 같은 고유 명칭이 있어, 지금도 옷에 관하여 가장 널리 쓰인다.
- (제복 制服) 관복(官服), 교복, 군복, 법복(法服=法衣), 승복(僧服=僧衣), 상복(喪服→孝服), 도복(道服- 도교 사제의 옷, 수도자들의 옷, 무도 수련자들의 수련복),
- (대상) 아동복, 신사복, 숙녀복, 농민복, 선수복,
- (기능): 운동복(체육복), 작업복, 방한복, 방열복, 방탄복, 낚시복, 등산복, 전투복, 내복(↔외투), 동복, 하복, 연미복(燕尾服),
- (종류) 기성복, 맞춤복, 한복(韓服), 양복, 평상복, 예복(禮服), 사복(私服)/정복(正服)
- (옛) 조복(朝服)
- (접두어) 복장, 복식(服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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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굽히고 따른다는 뜻의 복(服).
언어의 기원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복(服)은 본래 하인을 의미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노복(奴僕)’은 노예를 의미한다. 여기서 복(僕)자는 본래 복(服)과 통하는 글자다. 하인(노예)은 주인의 뜻에 무조건 복종하면서 주인의 편의를 돕고 주인을 지켜주기도 한다. 옛날에 군주나 귀족들은 전쟁이 나면 최측근의 하인들을 데리고 출전했는데, 그때마다 하인들은 수레의 말을 모는 마부, 앞에서 방패와 창을 챙겨들고 따라다니는 무기당번이 되어 주인의 손과 발 노릇을 한다. 마부가 방패당번을 겸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주인에게 있어서 마부는 생사를 같이 하는 중요한 수하였다. 그들이 바로 자신의 몸과 같은 심복(心腹=心服)이다. 전쟁에 져서 패주할 때 주인과 옷을 바꿔 입고 주인을 대신해 적의 칼을 맞고 죽는 마부들의 사례는 역사 야담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관계는 마치 사람의 알몸을 가려주고 추위 바람 햇볕 같은 몸 밖의 환경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주는 옷의 역할에 비할 만했다. 구약 사무엘서에 나오는 다윗이 소년시절 사울왕의 무기당번이었다.
이러한 관계에서 하인과 옷의 의미가 동일시되면서 하인을 지칭하던 복(服)이 옷을 가리키는 글자로 변하게 되었다고 한다. 옷 복(服)이 복종(服從)의 뜻을 가진 어휘에 자주 사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때 복(服)은 ‘따르다(從)’ ‘굽히다’ ‘사용하다’ 등의 의미로 풀이된다.
- (따르다) 복무(服務), 심복(心服), 복종(服從=僕從),
- (굽히다) 항복(降服=降伏), 굴복(屈服=屈伏, 개처럼~), 정복(征服) 극복(克服)
- (사용하다) 복약(服藥), 복용(服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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