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직업 신분 명칭에서 사람을 뜻하는 접미어
사(士), 사(師), 사(士), 사(使), 사(事)
인(人)이 일반적인 명칭이고 가(家)가 고도의 경지를 주로 나타낸다면, '선비 사(士)'는 대개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가진 전문직에 붙는 접미사다. 대개 규정된(소정의) 교육 과정을 거쳐 공식 자격 인증(公認)까지 받아야 한다.
이런 직업에는 선비 사(士)외에 스승 사(師)가 붙기도 한다.
스승 사(師)는 선비 사(士)에 비해 존경의 뜻을 더 높인 호칭인 듯하나, 실제로 그 차이는 모호하다. 다만 접미사가 다른 두 직업들을 대체로 비교해볼 때, 사(士)는 직능의 직접적 대상이 기계나 이론이나 개념 등 비인격적 존재인 경우가 많고, 사(師)는 직능의 대상이 사람, 동물, 식물 등 인격적 존재, 또는 인격에 비할만한 생명체인 경우가 많다.
○ 선비 사(士)
-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관세사, 회계사. 설계사, 건축사, 노무사
- 통역사(通譯士), 번역사, 기사(技士), 기능사(技能士=工), 기술사
- 항해사(航海士), 도선사, 정보검색사, 통신사(通信士)
- 중개사(仲介士), 경매사(競賣士), 해설사, 속기사, 사진사
- 상담사, 치료사, 조리사, 영양사(營養士), 사육사, 요양보호사
- 검투사(劍鬪士), 지도사(指導士), 관측사(항공 및 기상 등)
- 운전사(運轉士/ 運轉手*) 조종사(操縱士), 관제사
- 박사(博士) 석사(碩士) 학사(學士)
- 기사(技士)는 다양한 기계를 운전하는 사람들의 총칭으로 쓰인다.
(* '손 수手'를 붙이는 직업도 있다. 종류가 많지는 않으나, 대개 단순한 직능을 수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운전수' '조종수'를 비롯하여 몇몇 직업에서는 手대신 士(技士 관리사) 등으로 명칭이 바뀌어 지금은 手를 쓰지 않는다.)
○ 스승 사(師)
선비 사(士) 대신 스승 사(師)가 붙는 직업이 의외로 많다. 사회적으로 흔히 ‘선생님’으로 호칭되는 직업에 사(師)가 붙는 경우는 자연스러우나, 그 외에는 굳이 사(士)와 구별해 쓰는 뚜렷한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일종의 ‘호칭 인플레’가 아닐까). 굳이 그러지 않더라도 모두 일정 수준의 기술과 시험을 거친 공인자격을 필요로 하는 전문직(이른바 ‘사字 직업’)인데 말이다.
- 교사(敎師), 목사(牧師), 강사(講師), 법사(法師), 전도사(傳道師)
- 의사(醫師), 간호사(看護師), 약사(藥師), 이발사, 미용사
- 재봉사(裁縫師), 양재사(洋裁師), 원예사(園藝師), 정원사
- 요리사(料理師), 제과사/제빵사(師), 관제사(管制師)
- 감별사(鑑別師), 조율사(調律師), 마술사(魔術師), 지사(地師, 地官)
- 조련사(調練師), 훈련사(訓鍊師), 도박사(賭博師)
- (옛) 운사(雲師) 우사(雨師) 태사(太師) 왕사(王師) 군사(軍師)
○ 벼슬 사(使)
주로 왕이나 대통령 등 통치자의 명령으로 국가를 대리하는 사신(使臣)에 해당하는 직무
- 대사(大使), 천사(天使), 특사(特使), 밀사, 사자(使者)
- (옛) 관찰사 병마사 목사(牧使) 차사(差使) 통신사, 사절,
○ 일 사(事)
일 자체의 명칭으로 직업을 대신하는 경우가 있다.
주로 고위 관직이거나 민간회사의 임원, 또는 공적 책임을 갖는 직업/ 직급에 해당한다.
- 판사(判事), 검사(檢事), 지사(知事), 이사(理事), 형사(刑事)
- 참사(參事), 간사(幹事)
* 힘쓸 무(務): 일 사(事) 대신 역시 일을 뜻하는 務(힘쓸 무)를 붙이는 직함도 있다.
(*이 경우 해당 직무 뒤에 직급/ 직책을 뜻하는 다른 접미어를 붙여 쓰는 경우가 많다.)
- 총무, 주무, 노무(努務), 재무(財務)
- 전무, 상무
참고: '사 字 직업' 들어보셨나요?
- 명칭이 ‘사’로 끝나는 직업은 대개 일정 수준 이상의 기능과 자격이 요구되는 직업들이다. 특히 士와 師는, 대개 시험을 거쳐 자격을 획득한 후에 가질 수 있는 직업으로,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아 직업으로서의 전문성과 수입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편이다. 그래서 '사字(짜) 직업'은 일반적으로 소득이 안정된 '좋은 직업'이란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는 소득이 특히 높거나 공직에 해당하는 몇 가지 직업에 국한해서 '사짜직업'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士과 師에 해당하는 직업이라 해도, 사회적 수요의 변화에 따라 많은 치열한 경쟁과 흥망성쇠의 부침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 使와 事는 대개 자격과는 거리가 있다. 판사 검사 형사를 제외하고는 그 명칭 자체가 '직업'이라 부르기 어렵다.
使는 국가 원수가 임무를 부여할 때에 한해 임시적으로 붙는 직책이며, 事는 직무에 대한 명칭이기 때문이다.
(신분 명칭에서 사람을 뜻하는 접미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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