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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관한 접미어

01 신분: 죽음에 대한 명칭 5단계

by Chiron 21 2025. 3. 8.

(* 앞글에 이어서)

 

둘째는 어떤 사람의 죽음을 이를 때 쓰는 표현의 다섯 등급이다.


붕(崩)>훙(薨)/()>졸(卒)>불록(不祿)>사(死)


왕이 죽으면 붕(崩)이라는 말을 써서 붕어(崩御)니 천붕(天崩)이니 하는 용어를 쓰는데, 천붕은 남의 부모가 죽었을 때 존경을 바치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 아래 귀인의 죽음은 훙()으로, 제후나 왕족의 죽음에 해당하는데, 홍서(薨逝) 홍거(薨去) 홍홍(薨薨)과 같이 표현했다. 지금은 이 등급의 표현에서 홍(薨)을 대신해 주로 서(逝)를 쓰고, 서거(逝去), 별세(別世)와 같이 표현한다. 그 다음 평어로서 졸(卒)이라는 말을 쓰는데, 이는 문어체 표현이다. 다음이 불록(不祿)과 사(死=死亡)인데, 요즘은 남의 죽음에 대해 이런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불록(不祿)이란 녹봉(祿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녹(祿, 봉급, 연금)을 받던 사람이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었다는 비유적 의미다. 옛날에는 민간회사가 발달되어있지 않았으므로 녹봉이란 관직에 있는 사람들이나 받는 것이었다. 따라서 녹봉이 끊어졌다는 말은 중하급의 관리들에게 해당하는 표현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는 죽음에 대한 일반적인 표현이다

 

일반화된 평어를 원칙으로 사용하는 신문기사의 부음(訃音)란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표현은 별세(別世)다. 훙(薨)/()의 등급에 해당하는 명칭이다. 아무래도 죽은 이에 대해서는 예우가 좀 더 관대해지는 게 인지상정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