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의식주) 음식과 관련된 한자 접미어
○ 먹다의 보편 표현 ‘먹을 식(食)’ - 밥, 먹거리, 씹다, 삼키다
밥, 먹을거리, 씹다, 삼키다, 식사 등의 의미로 접미어나 접두어에 두루 사용된다. (food, eat)
먹거리를 독립된 어휘로 말할 때는 음식(飮食)이란 표현을 주로 쓰는데, 이는 음(飮=마시다)과 식(食=먹다)이 합쳐진 말이다. 즉 문자적으로는 밥과 국이 함께 갖춰진 정식의/정규의 식사 먹거리를 의미한다 하겠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국이나 물 같은 마실거리가 포함되지 않은 군것질거리 정도의 먹거리도 음식으로 표현된다.
- (먹을거리) 곡식(穀食), 주식(主食)↔부식(副食), 음식(飮食), 양식(糧食),
소식(疏食=푸성귀로만 차린 거친 음식=소찬(素饌)), 악식(惡食, -하다)
- (먹는 형태 pettern) 식사(食事), 조식(朝食-아침밥), 조식(早食-일찍 먹는 주로 아침)
중식(中食=점심), 석식(夕食), 야식(夜食), 간식(間食), 포식(飽食), 급식,
공식(公食=공밥, 공짜로 먹는 밥, (불교) 무료로 주는 공양), 결식(缺食)
배식(配食=단체급식에서 밥을 나누어주는 일), 과식, 절식(節食, 絶食), 단식, 회복식, 회식(會食)
소식(小食), 독식(獨食↔분식(分食), 시식(試食),
- (음식 종류) 일식(日食=和食), 중식(中食=중국음식), 건식(健食-두루 잘 먹는)
건강식, 양식(洋食), 기내식, 우주식, 가정식, 생식(生食)↔화식(火食),
이유식, 건식(乾食), 초식(草食), 채식(菜食), 육식(肉食), 잡식(雜食,-성), 분식(粉食),
- (옛말) 공식(共食=토템이나 동물에게 바치는 음식- 나누어 먹는다는 의미),
배식(陪食=높은 사람을 모시고 먹는 음식, 배(陪)는 쌓아올림 더하다),
소식(素食=고기가 없는 하얀음식=소식(蔬食) 채소만 있는 소박한 음식),
비식(菲食=접대하는 이가 스스로 낮추는 의미로 ‘변변치 못한 음식’)
- (기타) 숙식(宿食),
- (비유적 의미) 식언(食言), 독식(獨食), 잠식(蠶食)
시식(侍食=식사를 시중든다는 뜻으로 높은 사람을 곁에서 모심을 비유)
- (접두어로) 식권, 식대(食代), 식당, 식량, 식품, 식구(食口)→식솔(食率), 식칼, 식복(食福), 식수(食水), 식욕, 식탁,
식용(食用), 식용품, 식중독, 식초
in-depth learning 사잣밥(使者-밥)과 헛제삿(祭祀)밥
사람이 죽으면 초상을 치른다. 지금이야 현대식 장례식장을 빌려 조문을 받고 문상객들에게 정해진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예전에는 고인의 관을 집안의 위패 뒤에 모셔둔 상태로 초상을 치렀다(대개 사흘장).
사잣밥
이때 상을 치르는 집에서는 손님을 접대하는 외에 별도로 간단한 음식을 내어 마당 뒷문 밖 담장 아래 두었는데, 이를 ‘사잣밥(사자+밥)’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사자는 사자(死者, 고인)이 아니라, 사자(使者), 즉 저승사자다. 사람이 죽으면 저승사자를 따라 가야 하는데, 초상을 치르느라 사흘이나(사흘이란 기간은 죽은 날부터 다음다음날까지를 의미하기 때문에 시간상으로는 최소 25시간에서 최대 70여 시간 사이가 될 수 있다) 지체해야 한다. 죽은 이야 제삿밥과 술(祭酒)를 받기 때문에 실컷 먹고 마시며 위로를 받지만, 저승사자는 고인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을 수 없으니 문밖에서 초상례가 끝나기만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인정 많은 옛 사람들은 그런 저승사자(使者)에게도 음식대접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여 대문 밖에 음식을 따로 차려두었으니, 그것이 바로 사잣밥이다. 여기에는 저승 가는 길에 고인을 잘 모시고 가도록 부탁한다 하는 당부의 의미도 담겨 있다. 민속사전에 따르면, 사잣밥은 밥 세 그릇(하루 한 그릇씩 드시라고)에 술 석 잔, 명태 세 마리, 짚신 세 켤레를 갖추고 심지어 동전(노자) 몇 닢까지 놓아두었다. 보기 따라서는 저승사자에게 건네는 ‘뇌물?’의 성격도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 뿐 아니겠지만, 사잣밥을 내놓는 풍습은 특별한 음식을 먹을 때나 굿하기 전 음식의 첫 술을 밖에 뿌리는 고수레(또는 고시레, 除飯) 풍습과 함께 이승과 저승의 관계를 적대적 관계가 아닌 소통의 관계로 여긴 옛사람들의 의식을 보여준다.
헛제삿밥 한편 경북 안동(安東) 지방에는 헛제삿밥(헛-제사-밥)이라는 음식의 전통이 있다. 가난하던 옛적에는 부잣집의 잔칫날이나 동네 제삿날 또는 명절이나 되어야 모처럼 술과 떡까지 갖춘 괜찮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제삿집에서 먹은 음식이 삼삼하게 그리울 때 사람들은 제사를 지내지는 않았지만 제삿날처럼 차려서 먹어보자-하는 아이디어로 젯밥을 흉내 낸 간편한 음식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형편이 나아지면서 고안한 음식인지, 여유 있는 사람들이 배고픈 이웃들에게 가끔 한 번씩 음식을 베풀기 위해 고안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이 상차림은 현대에 와서도 (70년대 이후) 안동의 향토음식으로 지정되어 지역 식당가에서 팔고 있다. 대구지역과 경남 진주지역에도 헛제삿밥이 있다고 한다. 형태는 제사 지내고 남은 음식을 밥과 함께 모두 한 그릇에 담아 비벼먹는 것과 같은 일종의 비빔밥이다.
(의식주 가운데 음식 관련...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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